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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당신의 쳐진 어깨가 싫었습니다.
남자가 왜 이리 힘없이 다니냐고 당신에게 화를 냈습니다.
아버지가 기둥인데 기둥이 그렇게 힘빠져있으면 안된다고 투덜 거렸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아버지의 어깨가 쳐졌던 이유는,
아버지께서 어깨를 펴지 못 했던 이유는,
가족이라는 그 무거운 짐을 작은 어깨에 다 얹으셨기 때문이라는 걸.

아버지 당신께서 담배 태우는 것이 싫었습니다.
무료함을 담배로 달래셨던 당신.
아버지 몸 상한다고 말렸고 화를 냈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아버지께서 담배를 태웠던 이유는,
담배가 타면 속이 조금 덜 탈까 싶어서였다는 걸.

아버지 당신께서 술자리를 취미로 여기시는 것이 싫었습니다.
몸에 좋지 않은 술을 나이도 생각안하시고 즐기신다고
아버지를 나무랬고 아버지께 짜증을 부렸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취미 생활을 가질 여유를 갖지 못했던 당신의 삶.
취미 생활이 사치였던 당신의 빡빡한 삶을 이해하지 못 한
이 못난 아들의 복에 겨운 망상이었다는 것을.

아버지 당신께서 아들이 고려대학교 간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싫었습니다.
올라가면 나보다 훨씬 잘난 아이들 많다며
난 아무것도 아니니 자랑 좀 그만 하시라며 말리고 다녔습니다.
그땐 몰랐습니다.
아버지가 저를 그토록 자랑했던 이유가
자신이 없어서 배우지 못 했던 한을 나로 인해 푸셨기때문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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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왜 이렇게 일찍 가셨나요.
힘들다 한번 제대로 말씀도 안해주시더니.
아프다 몸이 안 좋다.
한 번 제대로 소리질러 보지도 못 하시고
왜 이렇게 급하게 떠나셨나요.

그 자랑스러워 하시던 대학교 아직 졸업도 못했는데.
아버지 용돈 한 번 내 손으로 벌어 드려보지 못했는데.
둘이서 여행가기로 한 약속 아직 지키지못했는데.
왜 한마디 말도 없이.
예고도 없이
이렇게 가셨나요.

아버지께서 이루어 놓으신 좋은 집에서 네식구같이
제대로 살아 본 적도 없이
그렇게 가시면 마음이 아파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 갑니까.

이제 목욕탕에 가면 내 등은 누가 밀어주나요.
금요일 마다 전화하셔 로또번호 가르쳐 달라고 하시던 목소리가 그리워지면 어떻하나요.
부산에 내려가면 저는 누구와 통닭에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눠야하나요.

아버지의 빈자리를 누구로 어떻게 채워야합니까.
아버지께서 사라진 이 세상,
너무 무섭고 두렵고 앞 길이 막막 합니다.

하지만
먼 길을 가야할 아버지.
아버지 마음 제가 편안하게 해드릴께요.
오늘까지만 울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자랑스러워 하셨던 학교.
꼭 졸업해서 아버지 앞에 졸업장 받칠께요.
꼭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아버지 가신 곳에서도 이 아들이 자랑거리로 남을께요.

사랑했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버지.

다른 가족 걱정마시고 편안히 가세요.
제가 아버지 역할까지 잘 할께요.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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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Commons License
2010/04/19 21:59 2010/04/19 21:59
EmoTioNal SkeTch. l 2010/04/1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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