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7/03 김연수와 김영하 (4)
  2. 2009/04/30 지식ⓔ-시즌 4. (2)
  3. 2008/11/12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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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문단에서 가장 영향력있고 펜 좀 굴리는 젊은 작가가 누군가라고 물어 본다면 기준에 따라 사람에 따라 말을 달리하겠지만 난 단연 김연수와 김영하를 뽑겠다. 그들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지않아도 (내 생각엔 한권만 읽어도) 아마 매료되어 빠져 나오지 못할 듯 하다.
우선은 문학으로써 재미있고 문체가 거부감이 들지않으면서도 자신들만의 개성이 있으며 생각할 거리, 잊고 살만한 것들에 대한 상기감 따위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에 누구든지 그들의 작품을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최근 부족해진 '독서애'에 대해서 '권태기'를 극복 시켜준 김연수와 김영하의 책을 한 권씩 소개하려한다.

그들을 좋아할 만한 이유는 개인에 따라 다르고, 또 왜 하필 앞으로 말 할 책들이 이것이여야만 하나에 대한 답변은 바로 김연수의 '밤은 노래한다'와 '빛의 제국'은 최근 내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상'이라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이 너무 잘 빠진 것도 사실이고 개인적으로 '사상'이라는 것에 대해 상당한 영향을 받고 깊은 생각에 빠져 들게 하였다.


  




김연수의 '밤은 노래한다'에서는 1930년 대 북간도 지방에서 생겨난 '민생단 사건'을 배경으로한다. '생각 차이'로 인한 독립운동 세력간의 분열, 또 더해가 서로를 죽고 죽이는 사태를 보여주면서 인간이 추구하는 '사상과 가치'가 한 나약한 개인에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끼침을 보여줌과 동시에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한 개인이 휘둘려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잊고 살만한, 잊고 살았던 '아픔의 역사'가 김연수의 '시적 문체'를 만나 '다시금 부활'을 했다. '부활한 역사'는 아직도 '이념'이 존재하는 이 땅에 사는 우리들에게 100년의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인간은 '사상의 대립'에 있어서는 별로 진보함이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김영하의 '빛의 제국'에서는 자신이 '고정간첩'임을 잊고 살정도로 남한 사회에 고착화된 한 고정간첩이 본부로 부터 하루만에 자신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지우고 북한으로 복귀하라는 명령을 받으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자신이 남한에 내려와 산 20년을 '하루만에 다시 살아간' 남자의 이야기가 시간별구성과 속도감있는 문체를 만나 읽는 순간에도 다음 페이지가 궁금할 만한 훌륭한 소설을 만들어내었다. 사실 '20년 묵은 고정간첩'에게 이념이나 주체사상따위는 이제 더 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적응한 신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었다. 인간은 세월에 갈수록 나약한 존재가 되고 생각도 변한다. 나는 이 소설에서 전부였던 '사상'이 한 날 '휴지 조각'따위로 변함을 느꼈고, 이념의 부질없음을 느꼈다.

'같은 세상'에서 '같은 사람'들과 함께 사는 '우리'이다. 우리에게 대상이 될만한 객관적인 요소는 너 나 구분이 없이 동등하게 존재하고 있는데 단지 우리는 '객관적 요소'를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서 요소가 '자라'가 될 수도 있고 '솥 뚜껑'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그게 솥 뚜껑이건 자라건 아무 상관없을 수도 있다. 사상이 그런 것이다. 전부다 살기좋은 세상, 유토피아를 꿈꾸는 가치관을 가지긴했지만 유토피아를 이루는 방식에서의 차이이다. 누군가는 파이에 크기가 주요할 것이고 누군가는 파이의 내용물이 중요할 것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파이를 어떻게 나누냐가 관건일 것이다.


       

'밤은 노래한다'에서의 사상은 그걸 만든 인간보다 더 중요한 것, 절대적인 가치가 되어서 결국 자신이 만든 것에 자신이 당하는 상황
을 보여주고 있다. 흔히 남과 북이 그런 상황이고,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흡사한 그림을 자아내고 있다. '빛의 제국'에서의 사상은 어떤 방향에 더 무게를 실느냐의 차이와 그것이 '전부'였는데 마지막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상황을 제시한다. '주체사상' 전파하기위해 내려왔던 그들은 먹고 살기 바빠 그런것은 안중에도 없어지거나 주체사상보다 더한 예수님과 종말론에 미쳐 청량리역에서 연설을 한다. 주체사상도 예수도 또 세상도 우리가 어떤 방향에 중점을 두고 어떤 것을 선택하냐에 따라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젖어드냐에 따라) 우리를 변화시킨다. 미치게 만들거나 무력한 인간으로 만든다.

사상이 절대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밤은 노래한다'와  '절대성의 무의미화'를 보여주는 '빛의 제국'은 같은 것에 대해서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사실 나는 '김연수가 보여준 사상'에 더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 아직까지 '신념'이 주요한 열혈청년이다. 자신의 가치를 가장 많이 담고 있던 사람에 죽음에 넋을 놓고 울고, 잘되서 성공해서 바꿀거라는 꿈을 단 일초도 버린적이 없고, 설사 그러지 못하더라도 나하나 만큼은 적어도 변하자는 '개인 지론'을 가지고 있는 청년이다. 항상 그렇게 믿고 믿은 바 행동하려한다. 하지만 두렵다. '김연수가 보여준 가치'가 언제까지 가느냐의 문제이다. 남한을 온 통 빨간색으로 물들이겠다던 고정 간첩들도 변한다. 철저히 어떠한 사상에 길들여진 자들도, 어떠한 사상에 내면화된 사람도 '김영하가 보여준 가치'를 따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들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사실 난 그렇게 강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변할 걸 미리 예상하고 있다. (되도록 그렇지 않고 싶고 인정하기도 실은 예상이다.)

그럼 결론은 하나다. 나는 변한다. 언제 변할지는 모른다. 어떻게 변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진 않지만 또 그리 많지도 않다. 시간이 없다. 뭐라도 해야한다. 가진걸 내놓든. 작은 거라도 바꾸든. 시물레이션만으로는 소용이 없다. 움직이지 안을꺼면 글이라도 써라.
김영하가 예상한 다운이가 오기 전에 김연수가 제시한 다운이가 무언가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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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3 00:08 2009/07/03 00:08
BooK ReVieW. l 2009/07/0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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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성'이라는 부제가 정말 딱 어울리는 지식ⓔ 4번째 시즌이 나왔다. 지식ⓔ이가 괜찮음을 넘어 '양서'의 자격을 갖춘 책임을 이미 나의 글방에서 밝힘바 있다. (http://www.ddawoori.com/entry/지식에도-감정이-있다) 책의 4번째 시즌도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책은 좋고 나쁨을 또 얼마나 좋은가를 따지는 것은 너무 무의미한 일인 것 같아 책의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김연수 작가님'의 서문을 소개하도록하겠다.

 

 



무용해 보이는 그 모든 상상들이 이 세계를 바꾼다
김연수, 소설가

궁금한 건 이런 질문들이다.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언제 우리는 조금 더 강해지는가?

기륭전자 노조농성 1,040일째 되던 날, 한 여성조합원이 이 질문에 대답한다.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가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그 동안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단신, 삭발, 삼보일배, 고공투쟁, 노숙투쟁을 진행하면서 비정규직의 설움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잠녀 할머니가 대답한다.

'스킨스쿠버? 그게 있으면 한 사람이 백 명 일도 할 수 있다며? 근데 그렇게 하면 나머지 아흔아홉은 어떻게 되나?'

그러니까, 연약해 보이는 그 모든 것이 힘이다. 외롭고 고통받고 슬퍼한 뒤에 우리는 조금 더 강해진다.

나는 '올바른 세계'가 가능하다고 말하지 않고,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대신에, 외롭고 고통받고 슬퍼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짓밟는 자들은 언제나 틀렸다고 말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세계는 그들이 규정한 세계다.맞다, '그들'은 언제나 틀렸다. 하지만 이 '세계'가 틀렸다고 말하지 말자. 대신에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고 말해보자. 우리를 꿈꾸게 만드는 건 역설적으로 이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세계이니까. 그리하여 외롭고 고통받고 슬퍼하는 사람들이 어둠속에서 울면서 꿈을 꾼다. 깃털처럼 부드럽고 연약한, 흐르는 물이 꾸는 꿈을, 그런 꿈이 다른 세계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전쟁에서 왼손을 잃어버린 레판토의 외팔이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래! 남은 오른손으로 글을 쓰는 거야!"

그렇다면 남은 오른손으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질문에 하루 종일 안경알을 깎고 또 깎았던,네덜란드의 철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비록 불확실할지라도 온 힘을 다해 길을 찾으려 애쎴다." 온 힘을 다해 길을 찾으려 애쓰는 한, 우리는 우리 안에서 외로움과 고통과 슬픔을 발견하게 된다. 비로소 그때 다른 세계는 다시 한 번 가능해질 것이다. 우리 안의 외로움과 고통과 슬픔을 통해 이웃의 외로움과 고통과 슬픔을 눈뜨게 되면서.

이 책은 남은 것들, 여분의 것들, 제외된 것들을 바라보는 일이 곧 지식이라고 말한다. 해고된 비정규직, 나머지 아흔아홉 명, 그리고 남은 오른손을 생각하는 일. 그들에게도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은 남아 있다고 상상하는 일. 그 정도의 생각과 상상만으로 다른 세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하는 책. 그렇게 말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아름다운 책이다. 연약해 보이는 그 모든 것이 바로 힘이 되듯이, 무용해 보이는 그 모든 상상들이 이 세계를 바꾸리라.

지폐는 두 손으로 찢으면 그냥 찢어지는 종이에 불과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게 만 원이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그 연약한 종이로 쌀을 살 수 있다. 그리고 그 쌀이면 우리는 내일 굶어죽을 수 있었던 한 아이를 살릴 수 있다. 지식은 돈과 같은 것이다. 모두가 상상할 때, 우리의 지식은 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쌀을 나눠줄 때, 비로소 미래는 바뀐다. 외롭고 고통받고 슬퍼하던 한 아이가 사라진 세계에서 그 아이가 여전히 살아 있는 세계로, 이게 세상을 바꾸는 가장 혁명적인, 그리고 가장 오래된 방식이다. 그러니 상상하자. 이뤄질 때까지 상상하자.

그리고 남은 오른손으로는 글을 쓰자.


김연수 작가님에게는 오른 손의 세상에서도 끊임없이 '다른 세상'을 꿈꾸며 남은 것들, 여분의 것들의 고통 슬픔 외로움을 걱정하며 상상의 끊을 놓지 않는 것, 그리고 그 것들을 자신의 글에 담는 것 만으로도 '상상만으로 부족한 무언가'를 채울 수 있는 스스로 최상의 방법일 것이다. 그의 글은 한국에서 꽤나 영향력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 글을 사랑하고 있으니, 결국 그에게는 글 쓰기 자체가 상상의 부족함을 채울 행동이 되는 것이다. 나도 김연수 작가님처럼 나름의 표현 방법인 글 쓰기를 행동으로 여기며 내 생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난 김연수 작가님과 같은 영향력도 글 재주도 깊은 생각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좀 심하게 말하면 내 글이 대한민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유효자리 숫자를 차지하지 못한다.



무심코 본 sbs드라마 '시티홀'에서 시청의 국장급 공무원인 이정도(이형철 분)의 말이 나에 머리를 새하얗게 했다. '말로 비아냥 거리는 건 누구나 할 수 있거든요...'
어쩌면 세상에 대한 불만, 불평등, 그들이 만든 틀린 것들에 대해 누군가 처럼 삭발을 한다든가, 전경 앞에서 문선을 한다든가의 용기는 나에게는 없다. 그냥 이 글, 그리고 나와 생각을 같이 하는 이들의 강연을 듣고 토론에 참가하는 것이 나에게는 한계점이다.
참으로 소시민적인 변명으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좆같은 건 내가 성공해서 바꾸면 된다.'라는 게 내 방침이다. 밑에서의 아우성은 잘못 된 것을 바꾸기도 힘들뿐더러 바뀌는데 걸리는 시간도 길다. 나에게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너 그 자리 가서도 안 변할 자신 있니?' 지식ⓔ-시즌 4는 머리 속에 잡동사니들을 죽방 길처럼 또 길다랗게 늘어뜨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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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30 21:00 2009/04/30 21:00
BooK ReVieW. l 2009/04/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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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낡은 가방을 열고
희미한 촛불이 흩어지는 마루 위에
여러 가지 책을 꺼내놓고 있었다.
그것은 모두 이 나라에서 금지된 것들이었다.
 
마침내, 내 친구는 사진 한 장을 찾아내어
‘이거야’ 하고 내 손에 얹어놓고는
조용히 또 창에 기대어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그것은 예쁘지도 않은 젊은 여인의 사진이었다.”

(이시카와 다쿠보쿠, ‘낡은 가방을 열고’ 전문)
김연수씨의 밤은 노래한다를 읽고

그저 내가 원하는 것은 '예쁘지 않지만 나에게 휘파람을 불러일으킬 만한 한 여자의 사진 한 장' 이다.
그래 난 그거면 된다.
무언가 거창한 것을 원하는게 아니다.
내 감정에 충실하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이건 인간이 누릴 당연한 권리인데 우린 그렇지 못하다.
어쩌면 이 세상 어느 때의 아무개 중 단 한 명도 그렇지 못하고, 못했다.

'젊은 여자의 사진'은 '금서들의 사이'에 숨어 있다.
세상이 그렇다.
내가 원하는 것은 보이지 않고.
내가 물리치고, 택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 들만 먼저 보인다.
그 것들이 '나를, 나의 이상을, 내가 원하는 것을 ' 가리고 있다.
난 정말 그 것들을 박차고 나아갈 힘이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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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2 00:43 2008/11/12 00:43
RaTioNaL SkeTch. l 2008/11/12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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