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4/04 만들어진 굶주림.

BLOG main image

'하루 세끼'라는 것이 아직 나에게는 참 중요하다. 어찌 보면 참 구시대적인 말이 되어버린 '하루 세끼 꼭 챙겨먹어라'라는 문구는 나에게는 할머니가 손자를 생각하는 마음이고, 소중한 사람들을 챙기는 내 진심이며, 부모님의 자식사랑이다. 하루 세끼, 그러니까 먹는다는 행위 자체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에서도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금강산도 식후경' '등 따시고 배부르니까...'라는 말들이 그 사실을 어렴 풋이 방증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인간은 삶을 영속할 수 없다. 사실 기아문제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기분 나쁜 동반자'이다. 너무 오랫동안 같이 지내다 보니 우리는 문제에 심각성에 대해서 잘 알지 못 한다. 물론 나 스스로가 그 쪽 분야에는 관심이 없는데다가 워낙 문외한 이라서 북한 말고는 대부분의 나라가 '어쩔 수 없는 자연 발생적 기아' 혹은 '기부 많이 하면 해결될 수준' 이라 여겼다. '선한 기부가 기아문제를 해결한다.'라는 나의 감성적인 생각이 잘 못됨을 정확하게 일깨워 준 책을 소개한다.

                                    

책이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에도 상당한 주목을 받아서 한번쯤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천성이 게을러 이제야 손을 되게 되었다. 기아문제라는 것이,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항상 인류의 어두운 한 구석을 담당하고 있던 놈이라 잘 알지 못했고 별 관심이 없었다. 책에 소개에 따르면 기아문제의 대부분은 '인재'에 의한 것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것인데 선진국과 다국적기업의 욕심과 잘못된 세계경제체와 정치적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비중 있게 다루어 진 것이 기아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아프리카의 예였는데 아프리카의 경우 좋지 않은 자연적 조건에 대가 정치적인 분열로 내전이 끝임 없이 발생하면서 기아문제를 더 심각하게 조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거기에다가 세계곡물시장에서의 투기자본의 영향으로 곡물가격이 실제와 다르게 이익을 위해 조정되고 있고 심지어는 가격조절을 위해 잉여 곡물을 버리는 등 '경제적 이익'을 위해 '누군가의 굶주림'을 내버려 두고 있다. 국제기구와 여러 단체들의 재정적 능력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뿐더러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내전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목숨을 단보로 구호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아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다. 책에서는 칠레의 아옌데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아옌데의 경우는 칠레의 대통령으로 당선된 사람으로서 당선 당시 공략 중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하루에 0.5리터의 우유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 공약에 가장 곤란함을 표현한 것이 바로 스위스의 다국적 기업인 네슬러인데 커피와 우유를 주로 판매하던 네슬러로써는 아옌데의 공약자체에도 위협을 느꼈지만 만약 그것이 성공하였을 때 다른 중남미국가에 미치는 영향력을 따져본다면 그들의 수익에 큰 피해를 줄지도 모를 일이었다. 결국 칠레의 농장을 장악한 네슬러는 칠레정부와의 어떠한 거래도 거부하게 되었고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사주를 받은 친미세력과 결탁한 군인들에게 대통령 궁을 습격 당해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 후로 칠레의 어린이들은 예전과 같이 '일상적인 배고픔'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처럼 충분히 인간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기아문제였지만 가진 자들과 그들의 이익을 위해서 수백 수천만의 사람들은 '만성적 기아'에 시달려야 했다.





식량은 이미 무기가 되어버렸다. 가진 자는 식량을 통해서 부를 축적할 수도 있고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를 자기 입맛에 맞게 바꿀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라는 법이 없다. 책에서 말했듯이 세네갈의 경우에도 프랑스의 식민지일 때, 땅콩의 재배만을 강요 받아 지금도 땅콩 말고는 딱히 생산하는 품종이 없다. 더 우스운 일은 실제로 그들의 주식은 쌀인데 이 쌀은 땅콩을 유럽에 판돈으로 동남아시아에서 엄청난 량을 수입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가 세네갈의 경우와 시작은 다르지만, 그 결과는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대책 없는 무분별한 FTA 로 농민들은 점점 살아갈 땅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 스스로 먹고 살만하던 땅에서는 '식량자급률 25%' 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들고 있지만 '농업도 하나의 산업'일 뿐이라는 '요즘 잘나가는 경제학자'들에 말에 따라 우리의 땅은 점점 죽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어서 식량 자급률이 2.5%가 되고 대한민국은 비교우위에 따라 자동차 1위 반도체 1위를 한다고 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아마 두바이산 석유의 가격보다 시카고 곡물시장의 쌀값이 더 비중 있는 뉴스로 다루어 질 것이고 우리는 '우수한 차와 반도체'를 팔아 '저질 곡물'을 사기 위해 그 돈을 모조리 써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기아 문제가 자연발생적인 것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인간의 욕망이나 잘 못된 세계체제상의 문제라면 정말 안쓰럽다. 세계는 충분한 곡물을 생산할 능력이 되고 또 기아 문제를 극복할 여러 가지 방편을 너무 잘 알고 있다. 항상 말하지만 중요한 건 사람이다. 그 어떤 것도 인간과 우리주변에 항상 존재해 왔던 것 보다 중요할 수 없다. 그 상대가 다국적 기업의 이익이나 부족간의 생각차이라면 이건 뭐 더 이상 손 아프게 키보드를 두드릴 필요도 없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하게 떠오른 건 사실 한마디다
.
먹을 것 갖고 장난치지 마라 씹새들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9/04/04 02:24 2009/04/04 02:24
BooK ReVieW. l 2009/04/04 02:24
1 

카테고리

WooNie (100)
RaTioNaL SkeTch. (19)
EmoTioNal SkeTch. (21)
BooK ReVieW. (32)
GoSSip aBouT BookS. (13)
SoCial ReaDiNg. (14)
get rsstistory!lazylogs Tistory Tistory 가입하기!